본문으로 건너뛰기
ANALOGWARE

ANALOGWARE

아날로그웨어

필름 한 롤은 서른여섯 번의 셔터로 끝난다. 다 찍은 롤을 현상소에 맡기면 며칠 뒤에야 무엇이 남았는지 안다. 그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고칠 수 없고, 돌아온 한 장은 흔들렸으면 흔들린 대로 하나뿐이다. 찍던 날의 빛과 기다리던 며칠이 같은 한 장에 들어 있다. 되돌릴 수 없어서 아까운 것들이 있다.

디지털 세상은 해마다 상상을 하나씩 현실로 바꾼다. 어릴 때 영화에서 보던 것들이 이미 와 있다. 인공지능에게 말을 걸면 대답이 돌아오고, 자율주행 차가 신호를 읽고 교차로를 지나고, 쏘아 올린 로켓이 제자리로 내려앉는다.

우리는 지금 사라져 가는 아날로그에서 오는 향수와 상상이 현실이 되어 가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한쪽에서는 아날로그를 지키려 하고, 다른 쪽에서는 모든 것을 디지털로 바꾸려 한다. 한 세계가 저물고 다른 세계가 열리는 이 시대에, 이곳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작은 여정이다.